에릭슨엘지가 ‘종합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13일 에릭슨엘지는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 에릭슨이 ‘네트워크 소사이어티(Network Society)’라는 비전하에 IoT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네트워크 소사이어티’란 연결이 필요한 모든 것들이 연결되면서 잠재력이 발현되는 세상을 말한다.

기존에 통신으로 연결되지 않았던 요소에 연결성(connectivity)을 부여할 뿐 아니라, 그 연결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가치를 끌어내는 솔루션까지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에릭슨은 사업의 중심을 장비가 아닌 서비스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마틴 윅토린(Martin Wiktorin)<사진> 에릭슨엘지 CEO는 "에릭슨의 HW 사업은 1999년 전체 사업의 70%를 차지했으나 현재 빠른 속도로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반면 SW·서비스 사업 비중은 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에릭슨의 SW·서비스 사업은 전체의 66%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릭슨은 무선통신(radio) 사업에서의 리더십을 이어가면서 클라우드·IoT 플랫폼에 대한 종합 솔루션 파트너로서 역량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신시장 변화 예측해 SW 역량 키워 와 = 에릭슨은 세계적인 통신 장비 회사로 알려져 있다. “기지국 장비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급한 업체다.

자연히 주요 고객은 통신사업자다. 그런데 통신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이전까지는 전화통화(telephony) 서비스가 가장 중요한 사업이었다면, 이제부터는 통화가 아닌 신규 서비스 영역이 기업 성패를 가르는 중요 비즈니스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봐도 징후는 분명하다. KT는 이동통신 요금제의 중심축을 음성이 아닌 데이터로 이동시킨 ‘데이터 선택 요금제’를 내놨다. SK텔레콤은 향후 미래 성장 동력을 신규 서비스, 미디어, IoT 분야 등을 아우른 ‘차세대 플랫폼’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마틴 윅토린 CEO는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은 IoT라는 큰 시대적 변화를 맞이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이 IoT 시대에 대응하는 전략 양상을 ▲연결성 및 인프라 구조(Connectivity & Infrastructure) ▲플랫폼 및 IT 시스템(Platform & IT System) ▲애플리케이션 및 서비스(Applications & Services) 등 3단계로 제시하고, 이 중 약 70%의 통신사업자들이 연결성 이상의 플랫폼, 서비스 영역까지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흐름은 에릭슨이 통신 장비 기업에 머무르지 않고 SW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시키는 배경이 됐다.

에릭슨은 2004년부터 SW 사업을 넓혀나갔다. SW, SI, 운영관리 등 솔루션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신사업에 대응할 포트폴리오를 마련했다.

▲ 에릭슨 사업 비중 변화 그래프

마틴 윅토린 CEO는 “에릭슨은 수익 측면에서 MS, IBM, 오라클, SAP에 이어 5번째로 큰 SW 기업이다. 일찍이 ICT 시장의 변화(transformation)에 적응하고자 했고, 실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연결’부터 ‘서비스’까지…IoT 솔루션 포트폴리오 완비 = 이날 에릭슨엘지는 에릭슨의 IoT 솔루션 포트폴리오 및 사례를 소개했다.

디바이스 영역에서부터 네트워크 플랫폼, 서비스 등 단계별로 모든 솔루션을 완비하고 있으며 이를 아우르는 컨설팅, SI, OSS/BSS(운영 및 업무지원)까지 제공한다는 게 특징이다.

산업 특화 솔루션도 제공한다. 에릭슨은 ▲유틸리티(Utilites) ▲운송(Transport) ▲공공(Public Sector) 등을 비(非)통신 분야의 세 가지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박정배 에릭슨엘지 실장은 “유틸리티 분야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스마트그리드(Smart Grid)를 들 수 있다. 전기, 가스 데이터를 분석해 효용성과 경쟁성을 제공하는 솔루션들을 보유하고 있다. 운송 분야는 자동차, 선박, 항공기 산업에서, 공공 분야는 안전, 보안, 생활 편의 산업에서 투자비용과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 에릭슨 IoT 솔루션 포트폴리오

구축 사례로는 ▲국제 행사인 ‘노르딕 월드 스키 챔피언십’ ▲해운회사 ‘머스크’에 IoT 솔루션을 공급한 사례 및 ▲스웨덴 스톨홀름 스마트 시티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이밖에도 ▲자동차회사 ‘볼보’와 ‘커넥티드카(Connected Vehicle)’ 분야에서 협력한 내용도 밝혔다.

이 중 ‘노르딕 월드 스키 챔피언십’에 도입된 솔루션은 스포츠팬들에게 경기 중계 영상을 제공하는 내용이다. TV를 통해서는 볼 수 없는 부분까지 제공하고, 이 영상에 몇 년 전 경기 기록 데이터까지 얹어 전문가 수준의 경기 분석을 즐길 수 있게 한다.

머스크에는 선박, 컨테이너를 모니터링해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스톡홀름 스마트 시티 사업은 현재 에릭슨이 주 사업자로 진행 중이며, 볼보와 공동으로 발표한 커넥티드카 제품은 곧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는 IoT 솔루션을 공급한 사례가 아직 없다. 국내 이동통신사와 논의가 오가고 있는 단계다.

“2018년 개최 예정인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 통신 부분 공식 후원사인 KT와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고 에릭슨엘지 측은 말했다.

박정배<사진> 실장은 “국내 이동통신 3사는 IoT와 관련해 연결성, 플랫폼뿐 아니라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서비스 크리에이터(Service Creator)가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IoT와 관련해 일찍부터 실질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국내 이동통신 시장 현황을 밝혔다.

이어 “에릭슨엘지는 종합 IoT 솔루션 파트너로서 IoT와 관련된 어떤 요구사항에 대해서든 폭넓게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영 기자> kny7732@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