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금융감독원이 은행권을 중심으로 적발한 ‘이상 외화송금’ 규모가 총 16조원이 넘는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발표를 통해, 금감원은 5대 주요 시중은행을 포함해 이번 사건에 연루된 전체 13개 금융회사에 대한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금감원은 새로운 전자금융거래 가이드라인, 즉 ▲보안위협 고도화에 따른 신규 시나리오 개발 ▲강화된 이상금융거래정보 공유체계 구축 ▲FDS 시스템 운영을 위한 세부기준 마련 등을 통해 금융회사의 이상금융거래 탐지 능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이상 외화송금 차단 등 자금세탁 규정을 준수하기 위해 시중은행이 전면적인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손질에 나섰다.

여기서 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FDS)에 대한 대폭적인 손질에 나설 예정이다.

FDS는 금융거래자의 입출금 내역 등 다양한 거래정보를 수집, 분석해 패턴을 만든 후 기존과 다르거나 의심거래로 인지시 자동으로 거래를 차단하는 시스템이다. 

앞서 수협은행이 40억원 예산으로 제안요청서를 발송하고, 업체 선정에 나섰고, 공교롭게 금감원 이상 외화송금 대응책 발표일인 지난 4일 국민은행은 ‘자금세탁방지시스템 및 준법지원시스템 재구축 전략’ 수립 을 위한 정보제공요청서(RFI)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국민은행은 오는 17일 업계 정보를 취합해 ▲‘자금세탁방지시스템 및 준법지원시스템 재구축 전략’ 수립 ▲자금세탁방지시스템 및 준법지원시스템 재구축 전략 수립 시 프라이빗 클라우드(Private Cloud), AI, RPA, 모바일(Mobile) 등 신기술 적용방안 도출 ▲국민은행의 준법지원 및 자금세탁방지 업무 수행에 최적화 된 내부통제 운영모델을 위한 솔루션 도입 검토 및 점검 누락 리스크 관리 방안 계획 마련 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기업은행도 하반기 자금세탁방지 관련 전면 재구축을 골자로 발주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여타 시중은행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자금세탁전자금융 가이드라인 개편, 신규 제도 변화에 따른 대응 특히 보다 정교한 이상금융거래 탐지 기술에 필요한 인공지능이나 RPA 등 자동화 솔루션이 화두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40억원대 초저가 예산 편성으로 논란에 선 수협은행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재구축’ 사업 관련, 당초 참여가 예상됐던 업체들이 예산 등 이유를 들어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협 자금세탁 방지 재구축 사업은 80억원 이상은 돼야 하는 사업이다. 아무리 양보를 해도 65억원 이상은 투입해야 한다. 그런데…”라며, 제안비용 조차 나오지 않을 사업 참여가 망설여진다는 의견을 전했다.

심지어 한 관계자는 “수협은행에서 자금세탁방지 IT부문을 맡고 있는 여성 담당 팀장이 자기 ‘공명심’에 예산을 이렇게 짰다”며 “규제에 민감한 자금세탁방지 같은 업무가 부실 개발되면, 아낀 돈 몇푼이 문제가 아니라, 수협은행 존립까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일갈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