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NH농협그룹의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 이른바 슈퍼앱 개발 사업은 SK(주) C&C가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가 될 공산이 커졌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NH농협그룹은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 주사업자 선정 관련 지난 4월 4일 1차 입찰공고를 통해 5월초 제안에서 SK(주) C&C가 단독 응찰함에 따라 5월 4일 2차 공고를 내고 현재 제안서를 접수한다. 

오는 5월 15일 오후 2시 제안을 마감하지만, SK(주) C&C 외에 여타 대형 SI 사업자의 제안 움직임은 없는 상황이다. 

NH농협그룹도 이같은 업계 움직임을 감안, 15일 제안서 접수 후 곧바로 16일 제안설명회·평가 등을 거쳐 우선협상 대상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개발부문 예산 총 983억 7995만 3000원 규모의 이번 사업은, NH농협그룹의 전자금융 전체를 클라우드 기반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 도입으로 개편하고, 인공지능·챗봇 등도 탑재하는 ‘슈퍼앱’ 구축을 핵심내용으로 한다. 

NH농협은행과 농협 상호금융이 각각 예산을 분담하고 하드웨어 및 일부 소프트웨어는 분리, 발주됐다. 총 예산은 1200억원 전후로 추정된다. 

◆예견된 SK(주) C&C 단독 제안…관전포인트는 = 이번 사업에 SK 단독 제안은 이미 예견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앞서 지난해 NH농협은행은 ‘뉴 NH올원뱅크’ 개선을 SK(주) C&C에게 맡기며, MSA 도입에 대한 담금질을 진행해 왔다. 

이를 통해, ‘뉴NH올원뱅크 시스템’은 백업 체제를 갖춘 ‘블루-그린(Blue-Green)’ 배포 방식을 채택했고, 사용 속도를 30% 이상 향상 및 오토스케일링(Auto Scaling) 도입 등 효과를 거뒀다. 

당시, 총 60억원 가량 예산에서 SK가 30억원 전후 ‘적자 사업으로 참여’하며, 본 사업에 대한 선투자를 진행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SK(주) C&C가 사업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것. 

금융IT 업계에서는 NH농협그룹과 SK(주) C&C 사이 우선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중이다. 

먼저, 단독제안으로 흥행에 실패한 NH농협그룹이 ‘가격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는 어렵게 됐다. 

SK(주) C&C 역시 공을 들인 SGI서울보증보험의 1000억원에 가까운 사업을 포기하는 등 최근 ‘가격’에 대해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이다. 

우체국금융 가동 지연 여파가 금융사업부문 곳곳에 미치고 있다는 분석으로, NH농협그룹과 SK(주) C&C 사이 지루한 협상이 예측된다. 

금융IT 업계에서는 NH농협그룹이 가격 우위를 포기하는 대신, 인력 수급계획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 봐야 한다는 조언도 전했다.

사실상 금융권 첫 슈퍼앱 사례가 될 NH농협그룹 ‘디지털금융 플랫폼 전환’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MSA 도입 등이 기술적 관건이다. 

MSA는 기술 성숙도가 높은 인력과 개발생산성이 극히 비례하는 관계 때문에, NH농협그룹은 투입하는 개발자 경력을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석·설계과정에서 클라우드 구조를 잘 이해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를 참여시키는 것이 적절하는 게 업계 시각이다.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MSA 실패 사례는 러눅스-MSA의 논리적 구조와 x86 서버 및 논리-물리 스토리지의 구조 사이에 문제점이 종종 발생하는데, 이를 개발자들에게 전가시키기 때문”이라며 “논리와 물리적 구조의 오류는 시스템 엔지니어가 가장 잘 이해한다”고 전했다.

때문에 SK(주) C&C의 프로젝트 관리능력이 또 한번 검증받게 될 것이라고 업계 전망중이다. 

이 밖에도 NH농협그룹만의 ‘법인간 교차거래시스템(GSE, Group Service Express)’ 구조, 아울러 상호금융의 다양한 니즈 반영 등 적지 않은 과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