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선택적 아웃소싱 등 하이브리드 운영

4.12 농협 전산장애로 IT아웃소싱 시장에 찬바람이 예상되는 가운데 ‘JP모건’ 사례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본지가 입수한 ‘JP모건 IT운영 현황(2011. 3)’에 따르면, JP모건은 기업 성장에 따라 다양한 IT운영과 조직을 실험해 왔으며,  현재는 ‘혼합형(하이브리드)’ IT조직을 운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IBM, AT&T IT아웃소싱 취소 = 혼합형(하이브리드) IT조직이라 함은 상품 개발 등 핵심 IT역량은 자체인력으로, 단순업무는 해외 아웃소싱하는 운영조직을 말한다.

비교적 IT부문의 비중이 높아졌던 1990년대초 JP모건은 분산된 IT조직을 운영했다. 

당시  JP모건은 네트워크 운영 면에서는 AT&T, MCI, 브리티스 텔레콤 등과 데이터 및 음성 부문 서비스를 체결했고, IBM과는 각종 IT부문 기술제휴 계약을 맺어 서비스를 받는 등 분산형 IT조직을 운영해온 것이다..

1996년 JP모건은 아웃소싱에 대해 전향적인 검토를 시작한다. 글로벌 인프라 운영을 위해 AT&T, 컴퓨터 사이언스(Computer Science), 벨 애클란틱(Bell Atlantic), 앤더슨 컨설팅(Andersen Consulting) 등과 ‘피나클 얼라이언스(Pinnacle Alliance)’를 결성한다.

피나클 얼라이언스는 컴퓨터 사이언스를 주계약자로 하는 4개사 연합으로 JP모건 IT 기능의 30% 정도를 아웃소싱 해 15% 정도 비용절감, 900명의 직원이 이전됐다.

2000년 JP모건은 체이스맨하튼 은행과 합병 이후, 자체 IT처리 방식을 강화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3년 JP모건은 IT아웃소싱을 적극 추진하게 된다. 2002년 오룸 테크놀로지(Aurum Technology)와 5년간 수표 이미지 위탁 계약을 체결했고, 2003년 IBM 글로벌 서비스와 데이터센터 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화려할 것 같았던 이 계약은 2004년 1년여만에 파기됐다.

7년간 다년계약에 50억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아웃소싱의 파기 배경은 IBM의 데이터센터 서비스에 대한 불만, JP모건이 뱅크원과 경영통합 완료에 따른 IT기술 향상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2004년 백소싱(인하우스)으로 전환한 JP모건은 2007년까지  ‘두잇 유어셀프(Do It Yourself)’ 전략을 추진하게 된다.

수년간 JP모건을 괴롭힌 IT정책은 2007년 신임 CIO 부임 후 ‘혼합형 IT운영’으로 가닥을 잡는다.

◆혼합형 IT운영 성공 = JP모건의 ‘혼합형 IT 운영’은 영국을 중심으로 한다. <그림1 ‘JP모건 지역별 주요 IT조직’ 참조>

▲ 그림1‘JP모건 지역별 주요 IT조직’

영국 글라스고에 IT 기술본부를 두고 미국, 캐나다, 칠레, 인도, 필리핀 등 전세계에 걸쳐 기능별 분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IT부문에 총 4900명이 근무하는 영국 글라스고 IT기술본부는 글로벌 IT정책 수립, 비즈니스 총괄 개발 등에 업무를 맡는다.

미국에서는 11개 쉐어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면서 JP모건의 IT 및 비즈니스 운영을 지원한다.

인도에는 총 1만 1000명 인원이 비즈니스 운영 및 IT 운영업무를 지원하고, 100명 규모의 칠레는 중남미 IT지원, 헬프데스크 역할을 수행한다.

이 밖에도 필리핀 세부에는 콜센터 등을 운영한다.

JP모건은 지난 2008년 10억 달러(약 1조 2000억원)를 투자해 90여개의 센터를 30개로 통합했다.

◆2011년 IT 운영현황은 = 현재 JP모건은 전체 24만명의 8.3% 수준인 2만여명이 IT를 담당하고 있다.

JP모건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투자은행 IT부문에 약 5000명, 글로벌 IT인프라 부문에 7000명이 근무한다.

2006년부터 실질적인 은행 의사결정 기구인 운영위원회(Operating Committee) 15인 위원 중 1인으로 글로벌 CIO가 참석중이다.

글로벌 CIO, 각 LOB별(소매금융, 상업은행, 투자은행, 자금 및 중개서비스, 자산관리, 카드 등 각 부문) CIO가 있고, 지역 센터별 IT 총괄 임원을 두는 것이 JP모건의 특징이다.

아울러 글로벌 표준 정책 및 아키텍처를 기반하되 국가별 특수사항을 고려한 현지화 정책을 통해 각 지역별 IT 인프라 및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투자규모를 보면 JP모건은 연평균 약 40억달러를 IT에 투자중이다. 투자은행 부문에 연간 약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다.

이 외에 투자는 인도 뭄바이, 필리핀 세부 등에 설립된 ITO 및 BPO 센터 운영에 약 5억달러를 지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JP모건 전사 코어뱅킹 플랫폼은 3000만 달러를 투입, 테미노스사의 T24 솔루션 기반에 구축됐다.

최근 가장 중요한 투자은행 IT 사업은 ‘통합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으로 지난 2009년 착수, 2014년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총 투자비용은 약 5억 달러에 달한다.

◆성과 및 향후 전략은 = 이같은 IT정책을 통해 2010년 기준 JP모건은 유럽, 미국시장에서 경쟁력을 한층 끌어 올렸으며, 외환, 자원상품에 대한 전략적 파생상품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IT오너십 및 리더십도 대폭 강화했다.

향후 JP모건은 SRP(전략 재충전 프로그램, Strategic Re-engineering Program)에 착수해 3년 이내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SRP는 2013년까지 플랫폼을 통합하고 프로세스와 시스템을 재구성해 복잡성을 해소, 비용절감과 신속한 서비스 개발이 가능한 효율적인 IT환경을 만들어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장기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사업이다.

JP모건 SRP의 주요 키워드는 플랫폼 및 고객 인터페이스의 전반적인 진단 및 교체, 단일 고객뷰 등 쉬운 복잡성 관리, 효율성과 통제, 비용절감 및 매출 성장을 목표로 한다,

2011년 주요 IT계획은 ▲프로세스 합리화, TCO 축소 ▲신속한 상품 소개를 위한 유연한 프레임워크 구축 ▲차입 흐름(Leverage flow) 개선, 비용 최적화, IT 내재화 (IT Internalization) 등이다.

◆“금융사, IT 리더십 확보 중요”시사 = JP모건은 현행 혼합형 IT운영까지 다양한 시도 끝에 결론을 얻었다. 또 향후 어떤 형태로 진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과거 JP모건의 IT시도가 다양한 인수합병, 기업의 성장,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화, 포트폴리오 다양화 등 경영전략의 변화속에서 같이 실험됐기 때문이다.

향후 경영전략의 변화에 따라 JP모건은 전략적 아웃소싱을 전격 단행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JP모건은 그러나 인하우스, 아웃소싱 등 어느 한쪽을 선택하기 보다 ‘IT오너십 및 리더십 확보’, ‘효율성’, ‘생산성’, ‘글로벌 경영’ 등 전략적 측면에서 IT를 재해석할 것이다.

즉 경영전략상 ‘인하우스’와 ‘아웃소싱’을 선택하되 극단적인 형태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이 보고서는 정리했다.

신자유주의 경제의 대표 선수격으로 성장한 아웃소싱. 글로벌 신자유주의 경제의 주류질서로 일컬어지는 JP모건은 그 허와 실을 제대로 알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 

◆JP모건 어떤 금융회사인가 JP모건은 1799년 설립돼 1838년 조지 피바디가 개점한 런던의 상업은행을 1861년에 주니어스 S. 모건이 인수, J.S.모건앤드컴퍼니(J.S. Morgan & Co.)를 설립하면서 성장해 왔다. 2010년 이전 15년 동안 약 20여개 이상의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글로벌 종합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21세기만 정리하면 2000년에 체이스 맨하튼 은행(Chase Manhattan Bank)과 합병해 소비자금융 기반을 마련했고, 2004년에는 카드사업에 강점을 가진 시카고 뱅크 원(Bank One of Chicago)을 합병시킨 바 있다. 2008년에는 미국 저축대부조합 워싱턴 뮤추얼(Washington Mutual)과 미국 5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Bear Stearns)를 인수한 바 있다. <그림2 ‘JP모건 체이스 주요 인수합병 현황’ 참조>     ▲ 그림2‘JP모건 체이스 주요 인수합병 현황’ 이에 따라 JP모건 체이스는 소매금융, 상업은행, 투자은행, 자금 및 중개서비스, 자산관리, 카드 등 풀라인업 비즈니스를 확보하게 됐다. 2010년 12월 기준 운영자산 2.1조원, 전세계 60여 개국에서 사업중인 글로벌 금융서비스 회사로 성장하게 된다. <표 ‘JP모건 주요 경영실적’ 참조>     ▲ 표‘JP모건 주요 경영실적’(단위 백만 USD)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