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후의 통계 칼럼' 연재목록

 - 제 57차 'ISI 국제통계대회' 참관기
 - 인구동태 통계의 문제, 그리고 노후소득보장 체계
 - 춤추는 여론조사
 - 현실과 동떨어진 소비자 물가지수
 - OECD 세계포럼의 그늘
 - 인구 주택 총조사에 숨어있는 문제
 - 국가통계 체제를 쇄신하자

한국통계학회 부회장 겸 국가통계연구회장 / 고려대 교수

또한 통계청에서 발표한 '2008년 고령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08년 7월 1일 현재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인구는 5,016천명으로 전체 인구의 10.3%를 차지하고 있어 인구 10명 당 1명이 65세 인구에 해당된다. UN의 분류기준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2000년에 이미 고령화사회(7%이상)에 진입하였고, 2018년에는 고령사회(14% 이상),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구구조 변화는 사회적 문제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변화가 단순한 통계의 변화가 아닌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어야 하는 이유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기 직전이라는 것 보다는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데 있다. ‘2008년 OECD 한국 경제 보고서’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고령자의 비중은 2018년까지 10%에서 14%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현재 OECD 국가 중 세 번째로 낮은 한국의 고령자부양비율이 2050년에는 네 번째로 높은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율이 7%에서 14%에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약 22년으로 프랑스 116년, 스웨덴 85년, 미국 71년, 영국과 독일 47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고령화 속도가 무척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구 구조변화로 발생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처하기 위한 정부정책의 개발과 평가, 수정을 위한 시간이 그만큼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고속 고령화에 따른 정부정책의 변화 필요
급격한 인구 고령화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유발하는데 특히, 노인인구의 사회보장비용(연금, 보험 등)증가로 인한 문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향후 가까운 미래에 65세 이상 인구의 증가는 베이비붐 세대의 연령이동으로부터 기인하겠지만, 평균수명의 증가는 실제로 80세 이상 초고령 노인의 증가로 나타나게 된다. 이로 인한 사회보장비 지출증대와 함께 노인복지서비스 비용증대의 부담은 전적으로 생산연령인구가 책임지게 된다. 노인인구 증가로 연금수급자가 급증하는 반면, 저출산 영향으로 연금가입자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낮아 향후 연금지출액이 연금수입액을 초과하는 심각한 연금재정위기 상황에 내몰릴 위험이 커지게 된다.

이러한 문제들의 대책으로 정부에서는 2007년 ‘기초노령연금법’, ‘국민연금법 전부개정법률’에 의한 연금제도의 개선 등 여러 가지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하였다. 기초노령연금이 국민연금 혜택으로부터 소외되어 있는 노인들의 경제적 여건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지만 기초노령연금제도는 국민연금이나 기초생활보장제도 등 기존 사회보장제도와의 관계, 막대한 재정투입에 따른 여타 사회복지제도의 발달에 미치는 효과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도입됨으로써 기능 및 역할에 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연금제도 성공은 국가통계의 정확성이 관건 
이런 정부의 정책들의 성공여부는 정책의 실효성, 즉 현실을 얼마나 잘 파악하여 반영하고 미래에 잘 대처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이는 통계적 관점에서는 현상의 분석과 예측의 문제로 귀결되며 보다 근원적으로는 관련 국가통계의 활용여부와 국가통계의 정확성에 달려있다고 할 것이다.
통계청의 국가통계포털(KOSIS : www.kosis.kr)에서는 인구와 관련된 다양한 자료들을 제공하고 있다. 인구센서스의 경우 1925년 시행되었던 것의 통계부터 제공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인구, 사망, 출생 등 관련 자료의 경우 1980년대가 되어서야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였으며, 199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인구관련 통계가 신뢰도를 확보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980년대를 포함한 이전 자료들의 경우는 이미 인구의 고령화 문제를 겪었던 선진국들과 비교하였을 때 연령에 대한 체계적인 구성부분에서 양과 질 모두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국가통계포털에서 찾을 수 있는 인구, 사망 관련 자료들의 경우 연도별 집계연령, 연령구간 등이 불균형한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총량 수준에서의 전망은 현재 자료의 변화만으로도 제시가 가능하지만 과거 자료가 불균형한 상태에서 통계적 예측 연구는 불가능하게 된다. 즉 인구고령화로 발생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통계적 예측 연구 없이는 총론 수준에서의 정책개발은 가능하지만, 각론 수준에서의 세부 정책개발은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시급한 인구동태 통계 현황의 재정비
이런 맥락에서 인구구조변화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점들에 대처하기 위한 인구동태통계의 현황을 서둘러 살피고, 서둘러 재정비해야 한다. 더불어 노후소득보장 체계, 특히 국민연금 및 공적 사회보장제도와에 대한 문제 및 이들 문제에서 인구동태통계의 개선방안과 이를 뒷받침 하기위한 국가통계시스템 개선책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인구동태통계의 부실은 항진(亢進)적으로 노후소득보상 체계의 부실을 초래할 것이며, 이는 다시 국가복지 체계의 부실을 초래할 것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

필자는 지난 호에 게재한 글 ‘현실과 동떨어진 소비자물가지수’ 후반부에서 이렇게 써두고 있다.

“11월 초에 있을 한국통계학회 학술대회의 국가통계연구회 기획세션은 ‘인구동태통계의 문제와 대안’이다. 3명의 발제자 선정을 위하여 연구회 총무를 맡고 있는 교수를 통하여 인구동태통계를 담당하는 과장에게 요청하여 통계청이 발제 중 하나를 맡아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러한 응답이 왔다. 과장도, 실무 담당자도 최근에 모두 바뀌어 응할 수 없다는 말이다. (...중략...)”

이 나라의 생명보험, 국민연금 요율 책정은 인구동태통계에 기반하여 정해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인구동태통계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대안을 논의하고자 하는 한국통계학회 국가통계연구회 기획세션 참가 제안에 대한 통계청 주무부서의 반응을 접하고 기가 찼다.’

선진국 수준의 인구동태통계의 양적, 질적 보완이 어찌 하루아침에 될 것인가? 그래서 이렇게 말한 것이다.

“기관장의 잦은 인사교체, 이에 따른 국, 과장의 잦은 인사이동은 지양되어야 한다. 이로 말미암아 전문성은 결여되어 있고, 직무 담당자의 소명의식도 부족하다. 국가통계업무는 대단히 전문적인 영역이다. 따라서 통계청 내에서는 해당 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신장하도록 잦은 인사이동을 지양하고, 업무담당자의 업무개선을 위한 분석 및 연구역량을 신장시켜야 한다. 통계청 인력의 핵심 역량을 집중시켜야 한다. 타 기관의 통계조사를 대행해 준다거나, OECD 세계포럼 같은 장식용 행사에 힘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통계청은 ‘정확한 기초통계작성’ 이라는 기본 임무 수행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 ‘인구동태통계’는 말해 무엇하랴!”

국가통계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