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전자금융 200억, 경조사 개발 100억 투자 '왜'

작년 이맘때다. 꼭 1년전 컨설팅을 마쳤다. 그건 1년동안 아무런 진도를 내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 와중에, IT최고책임자(CIO)· DGB그룹디지털마케팅총괄 겸 iM뱅크 디지털BIZ그룹 책임자가 교체됐다. 

포스트 차세대 본 사업을 당장 추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IM뱅크 대구은행(은행장 황병우)의 차세대 IT 개발 추진이 난항을 거듭하는 가운데, ‘빅뱅설’, 소통부재 등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느닷없는 ‘빅뱅설’ 확산, IM뱅크 “아직 단언하기 일러” = 지난주 IM뱅크 대구은행 안팎에서는 3단계를 거쳐 추진한다는 당초 포스트 차세대 추진 계획을 바꿔 ‘일괄개발(일명 빅뱅)’로 선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론은, 아직 논의단계로 빅뱅을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분위기다.

소문의 확산은 지난 EY컨설팅 ISP(정보전략계획) 결과를 놓고 방향 전환에 필요한 시장 조사 과정에서 불거진 것으로 보인다. 

IM뱅크 대구은행은 지난해 컨설팅을 통해, 포스트 차세대 3단계 개발 방향을 설정한 바 있다. 

1단계 디지털뱅킹 시스템 구축, 즉 기존 계정계 내 업무 중 전자금융에 특화된 기능들을 따로 떼내어 이른바 ‘스몰뱅킹’을 개발하고, 2단계로 남은 핵심 계정계를 자바 기반으로 개편한다. 

3단계는 정보계 개편으로 정리됐다.

IM뱅크 대구은행은 이같은 로드맵을 놓고 주요 IT서비스 업체들에게 문의한 결과, 약 3000억원 안팎이라는 견적을 받아들고 아연실색했다.

은행측이 예상한 투자규모는 약 1000~1200억원 안팎.

경영진은 “시중은행 지위에 어울리는 지점 확대가 필요하다. 새 IT 시스템은 시간을 두고 보자”며 일정을 무한정 미뤄왔다.

IM뱅크 대구은행은 이후 성현탁 CIO, 황원철 DGB그룹디지털마케팅총괄 겸 iM뱅크 디지털BIZ그룹 책임자를 영입했다.

설 명절을 끼고 외부 일정 소화에 급했던 두 인사는 사실상 이달초부터 IM뱅크 대구은행 현황 파악에 나섰다.

IM뱅크 대구은행 관계자는 “차세대 범위는 컨설팅 결과 그대로 달라진 건 없다. 또 순서도 꼭 1~3단계로 정해진 바는 없다. 컨설팅 결과를 놓고 여러 방향을 고심하는 중”이라고 은행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빅뱅설 배경은, 은행 IT 부서 관계자들이 주요 IT 회사에 이런저런 문의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한동안 이같은 시장조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IM뱅크 대구은행이 컨설팅 결과를 덮고,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방향 전환(단계적 개발→빅뱅)’에 필요한 시장의 포괄적인 의견 수렴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계적 개발에서 빅뱅으로 전환하기 위한 명분쌓기 아니냐는 시각이다. 

IT 업계 한 관계자는 “IM뱅크 대구은행의 경우, 단계적 개발보다 빅뱅이 적절하다”며 “우체국금융 등 벤치마킹에서 오프쇼어링을 연구했지만, 어쨌건 지역을 거점으로 하는 은행이라는 점에서 인력수급, 경영진의 일관된 투자 여부, 은행 내부 인력의 기술 습득 및 숙련도 등 측면에서 단계적 개발은 만만치 않은 변수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IM뱅크 대구은행의 포스트 차세대 빅뱅 개발이 낭설이 아닌 현실성이 높은 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은행의 IT정책 추진의 또 다른 난맥상도 나왔다. 

IM뱅크 대구은행 한 관계자는 26일 통화에서 “꼭 자바가 해답이냐, C언어를 그대로 유지해야 하면 안되는 것이냐, 인력들 교육 그리고 숙련도 과제다”라고 고심하는 흔적을 전했다.

2011년 삼성SDS ‘애니프레임 포 C’로 개발한 현 계정계 시스템이 그동안 익숙해 졌는데, 또 ‘자바’라는 새 언어를 익히고 내재화하는데 적지 않은 고민이 있다는 전언이다.

◆느닷없는 기업뱅킹 200억, 경조사 비용 시스템 100억 개발 ‘왜 이 시점에’ = 이같은 혼전 양상속에 황원철 CDO 측에서 기업뱅킹 개편에 200억원, 경조사 비용 처리시스템 개발에 100억원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경영진과 이미 충분한 공감대를 나눴다는 소식과 함께 이같은 계획이 전해지자 은행이 술렁이고 있다.

황원철 CDO가 맡고 있는 IM뱅크 대구은행 디지털BIZ그룹은 소위 플랫폼 조직으로 운영중이다. 

기획부터 발주, 개발까지 자체적으로 처리한다.

디지털뱅킹 부문을 애자일 조직으로 운영해 대고객 비대면 서비스를 빠르게 대응한다고 하는 IM뱅크 대구은행의 경영전략이 담겼다. 

논란은 포스트차세대 방향성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현재 시점에 굳이 3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개발 계획이 적절한가에 대한 은행 내부 반발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얼마전 IM뱅크 대구은행 개인뱅킹에 소소한 장애가 있었다. 대고객 서비스 중단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오히려 개인뱅킹 개편이 시급해 보이는데 왜 지금 시점에 기업뱅킹 개편, 경조사 비용 시스템 개편 이슈를 던지는지 알수가 없다”고 IM뱅크 대구은행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몇몇 부장급에서는 “은행 IT 부서에 공유된 내용이 아니다”, “경영진을 등에 업고 시작부터 생색나는 사업에만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 “CIO와 CDO 사이 세 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들린다.

지난 2011년 가동한 현 IM뱅크 대구은행 IT시스템. 

십수년이 지나 이런저런 IT시스템을 덧붙여 통합 아키텍처가 절실한 형국에, ‘경영진-IT-현업의 불협화음’이 현실화 될 경우 ‘시중은행’ 자격은 허울뿐일 것이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