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은행 중 비교적 선진적 IT투자에 나서고 있는 JB금융그룹(회장 김기홍)이 소속 전북, 광주은행의 유닉스 기반 주전산 시스템을 리눅스 도입, 개편하는 사업 검토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3일 JB금융그룹 관계자는 “사전 시장 조사 차원에서 몇몇 업체들에 문의를 해 본 상황”이라며 “상반기에는 비대면 관련 개발업무가 많아, 하반기에나 제대로 검토 착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U to L’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진도를 낸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하반기 전북-광주은행 연합 ‘워킹그룹’이 신설돼 지주사 차원에서 ‘U to L’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중이다. 

국내 첫 자바 프레임워크를 구축, 광주은행 및 카카오뱅크에 프레임워크 재판매를 성공한 바 있는 전북은행은 지난 2013년 유닉스-자바 주전산시스템을 가동한 바 있다.

광주은행은 그 이후인 2016년 같은 유닉스-자바 프레임워크 기반 주전산 시스템을 운영중이다. 

두 사업 모두 LG CNS가 주사업을 맡아, 자사 유닉스-데브온 자바 프레임워크 대표 레퍼런스로 자리하고 있다.

◆다양한 시나리오 예상 = JB금융그룹이 전북, 광주은행 기준 리눅스 기반 체제로 전환할 경우  업계에서는 우선, 국내 첫 계정계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환 가능성도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감하게 퍼블릭 클라우드로 이전을 조언하고 싶지만, 규제 등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며 “시중 금융지주사가 비핵심 업무는 퍼블릭클라우드에서, 핵심업무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이 적절해 보인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전북, 광주은행을 아우르는 ‘그룹 통합 IT체계’ 도입 가능성도 점쳐볼 수 있다.

지주사 차원의 IT거버넌스 확보 및 통합 IT센터 운영 등을 고심해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리눅스 플랫폼의 전면적 도입에 은행의 인적 물적 자원이 지나치게 많이 투입될 경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일정부분 외부 CSP 또는 MSP와 협업에 나설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지역은행 특성상 막대한 비용 투자는 쉽지 않다는 점에서, 외부 투자를 통한 비용효율화가 적절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이 조언이다.

굳이 사안 자체를 키우지 않고 주전산시스템만 리눅스로 개편하고자 할 경우, 현 수협은행 전환 사업이 큰 참조모델이 될 전망이다.

실제로, JB금융그룹은 LG CNS 측에 수협은행 사례를 집중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은 코어뱅킹 개편없이 기존 유닉스 플랫폼을 리눅스로 전환하는 ‘넥스트로(Nextro) 고도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350억원 가량의 예산에 LG CNS가 주사업을 맡았고, 12개월 프로젝트에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클라우드 도입 등 복잡한 이슈를 뒤로 하고, 사업을 단순화할 경우 예상되는 시나리오는 전북, 광주은행 각각 ‘U to L’ 프로젝트를 추진하되, 비용 절감을 위한 ‘핵심 라이센스 통합구매’ 모델 도입 가능성도 예상된다.

하반기부터 리눅스 전환에 대한 뜨거운 논의가 시작될 JB금융그룹에 업계 이목이 모이고 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