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원대 AICC(AI Contact Center)와 함께 통신회선 연장계약을 합해 총 1400억원+α 사업을 추진하던 NH농협금융그룹(회장 이석준)이 난항에 빠졌다.

결론은, ‘AICC+IPT(Internet Ptotocol Telephony)’ 통합 추진은 어려워졌고, 2개 사업을 분리 및 세분화해 추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6일 NH농협그룹 및 업계에 따르면, 올해 NH농협그룹은 NH농협은행과 상호금융,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이 참여하는 1000억원 규모의 AICC를 추진해 왔다.

공교롭게 연내 기간이 만료되는 전용회선 IPT 재구축 추진이 맞물려 자체 판단에 따라 AICC와 IPT를 통합, 추진하고자 방안을 마련하고 경영진에 보고하게 된 것.

경영진은 그러나 “지금 시국에 이같이 막대한 투자가 적절한 가”를 되물었고, 잠정중단을 지시했다는 소식이다.

NH농협금융그룹 경영진이 이같이 결정한 배경에는, 대내외 각종 악재를 의식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먼저, 올 1분기 NH농협금융그룹은 6512억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2023년 같은기간 대비 31.2%(2959억원) 감소한 수치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자율조정 배상 비용 3416억원을 충당부채로 조성한 여파가 가장 컸다.

아울러 잠재된 부동산 PF 부실 대응 등 금융그룹 안팎의 경영 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 안팎에서는 그럼에도, AICC와 전용회선 IPT를 각각 추진하는 데 비해, ‘AICC+IPT’ 통합 추진이 비용효율적이라는 경영진의 전향적인 태세전환을 요청하고 있다.

예컨대, AICC 및 IPT 추진 실무진은 AICC 일부 비용을 IPT 기부채납 형태로 조달할 경우 적어도 200~300억원 이상 비용절감 효과를 판단하고, 이를 통합 추진키로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NH농협금융그룹은 그동안 전용회선 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자사 업무시스템 일부를 주사업자가 맡아 개발해주는 ‘기부채납’ 방식을 채택해 왔다.

앞서 지난 2019년 KT를 전용회선 주사업자로 선정할 당시 예산은 약 1200억원 가량이었고, 올해 AICC 사업과 IPT 사업을 통합, 추진하고자 1400억원 +α규모로 확대하게 됐다.

NH농협금융그룹 관계자는 “일각에서 말하는 2000억원대는 아니다”라며 “단지, AICC 사업에 통신 사업자가 참여하면,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이같이 보고하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NH농협금융 안팎에서는 AICC 사업이 내년으로 연기되고, 그나마 규모도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장 올 9월 전까지 전용회선 IPT 사업은 계약을 마쳐야 한다.

업계 견적 등을 반영한 1400억원 규모보다 대폭 축소한 IPT 추진을 연내 마치고, 올해 그룹 실적 등 추이를 보고 이후 AICC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덧붙여 AICC 도입의 당장 효과가 미흡하다는 시장 분위기도 AICC 당장 추진의 걸림돌로 보인다.

KB금융그룹의 경우 1000억원 이상 FCC(미래컨택센터)를 추진했지만, 아직 인력감축 효과나 계열사간 크로스 셀링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금융그룹의 5년 다년계약 IPT 전용회선 사업은 연내 비용을 최대한 줄여 추진한 후, AICC는 내년 이후 사업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