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1분기 연결 당기순이익 1130억원 기록, 전년 대비 36.4% 급감.

지난 2일, DGB금융그룹이 내놓은 1분기 성적표다.

올해 2000억원대 예산으로 포스트 차세대를 추진중인 대구은행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8일 DGB금융그룹 및 업계에 따르면, 최근 2000억원대 예산의 포스트 차세대를 그룹 경영진에 보고한 대구은행은 ‘보류’ 결정을 통보받았다.

2000억원대 투자에는 계정계 및 정보계 전면 개편, 모바일뱅킹․인터넷뱅킹 등 전자금융 HTML5 도입, 계정계 리눅스 운영체제 기반 자바 프레임워크 구축, 일부 업무시스템 컨테이너 기반 프라이빗 클라우드 도입, 인공지능 시스템 도입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아울러 시중은행 전환 대비 관리ㆍ재무회계 시스템(IFRS 포함) 개편, 바젤시스템 손질, AMLㆍ이상거래 탐지 개편, 보고서 개편, 영업점 단말시스템 전면 손질 그리고 대구지역 원격지 개발에 필요한 인건비 추가 비용 등이 합산된 예산이다.

DGB 경영진은 2000억원대 막대한 비용 대비, 그룹 안팎의 경영환경이 악화일로에 있기 때문에 적극 승인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앞서 설명한대로 DGB금융그룹 올 1분기 실적은 2023년 대비 36.4% 급감한 1130억원을 기록했다.

DGB대구은행 별도 기준으로는 1분기 순이익이 6.5% 감소한 1195억원을 달성했다.

은행 별도 기준으로 선방한 수치지만, 분기 1195억원 순이익으로는 2000억원대 포스트차세대 추진에는 그룹차원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게 경영진 판단이다.

그룹측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과 과거 대구·경북 지역에 한정했던 영업권을 수도권 및 타지역으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 자본비율이 하락했다는 해명을 내놓았지만, 이같은 충당금 확대는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보기 어려워 보인다.

DGB대구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아직 진행중이라, 완전히 불승인이 난 것은 아니다”라며 “여러 방향을 놓고 컨설팅 회사와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빅뱅 방식 추진이 사실상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큰 그림에서 4~5년간 단계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1단계 시중은행 전환에 필요한 각종 인사ㆍ총무ㆍ재무ㆍ관리회계 개편 지원, 보고서 체계 개편, 바젤시스템 개선, AMLㆍ이상거래 탐지 개편 등 시급한 과제를 먼저 개발에 나선다.

2단계에서 국민, 신한은행과 유사하게 정보계 및 전자금융 분야 프라이빗 클라우드 전환 및 개편을, 3단계에서 리눅스 OS 기반 자바프레임워크 도입 계정계 개편에 나서는 게 적절할 것이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금융IT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하이투자증권) 등 적자사업까지 나오는 형국이라, 2000억원대 사업 추진을 당장 승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계적 추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경영상황 눈치를 보기 어려울 만큼 은행 IT시스템이 노후화됐고, 시중은행 전환 과제와 맞물린 과제 그리고 신기술 도입이 시급하다는 점에서 그룹 경영진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