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은행장 김성태)의 2024년 순이익은 2조 6738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연결 당기순이익 2조 6752억원과 비교, 약 14억원 가량 하락했다.

이는 IBK투자증권, IBK캐피탈 등 은행을 포함한 10개 회사에서 14억원을 더 벌지 못했다는 얘기다.

지난 1월 기업은행은 실적발표 이후 김성태 행장 조기 퇴진론이 확산중이다. 

실적을 극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했고, 1월 내부통제 문제까지 불거졌다. 

지난 1월 9일, 기업은행은 239억 5000만원 규모의 업무상 배임 등의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기업은행 전현직 임직원이 지난 2022년 6월 17일부터 2024년 11월 22일까지 서울 강동구 소재 지점에서 부동산 담보 가치를 부풀려 더 많은 대출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감사에 착수한 금감원은 기업은행이 은행권에서 의무적으로 시행중인 ‘책무구조도’ 제재 1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앞서 기업은행은 작년 12월, 한국노총 금융산업노련 차원이 아닌 독자 파업을 단행한 바 있다. 

김 행장을 포함한 경영진이 실적 악화를 이유로 노조의 ▲기본급 250% 수준의 특별성과급 지급 ▲1인당 600만 원의 시간외수당 지급 ▲우리사주 증액 등 요구를 거부했고, 이는 짧지만 파업으로 이어졌다.

아무리 국책은행이라도 경쟁 다른 은행 대비 적어도 1000~2000만원 연봉 수준이 낮은 기업은행 직원들의 박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은행 직원들의 박탈감은 현장 불법영업으로 이어진다. 

수년전, 기업은행 거래 B사는 통장자동대출(소위 마이너스 통장) 만기 연장인 8월경, 거래 지점에서 만기 연장 요청과 함께 IBK 연금보험 가입을 권유받는다. 

이른바 ‘꺾기’로, 불법이다. 

B사 사장은 울며겨자먹기로 5년 납입 월 10만원 납입 상품에 가입했다.

그런데 이 상품은 5년 납입 후 10년간 연금저축을 찾을 수 없는 상품이다.

기업은행 한 관계자는 “돈을 일정기간 묶어놓는 상품이다. 그 직원이 영리한 영업을 한 상황”이라며 “KPI 지수도 높다”도 전했다. 

IBK연금저축 수익율은 연간 2% 초반 수준으로, 일정금액 이상 가입할 경우 세금을 떼고 나면 1% 수준이다.

낮은 수준의 은행 예금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연금이다. 

아니나 다를까, 대출 만기 연장을 이유로 연금저축 가입을 권유한 그 여직원은 승진했고, 이듬해 다른 지점으로 옭겨 갔다.

은행 안팎에서는 이같은 불법적인 행태는 여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실적이 쫓기는 경영진 압박이 지난 2024년 더 강력했다. 직원들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은행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은행 디지털 점수도 낮은 상황이다. 

2024년 기업은행 자체 분석으로 디지털 채널 콘텐츠는 기껏 ‘여행’ 서비스 하나에 국한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해 약 70억 9000만원을 들여 개인 스마트 뱅킹 개편을 추진중이지만, 적은 예산에 ‘핑거’ 역량으로 이 상황을 다이나믹하게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기업은행 퇴사 한 임원은 “김 행장의 소통문제가 가장 크다. 직원들 얘기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 같다. 디지털은 현상이 디지털일 뿐, 직원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바를 제대로 반영해야 하는 구조다. 실적만 내세우고, 직원 충성도는 점점 낮아지고, 디지털 혁신을 위한 소통은 부재하고…은행장 스스로 남은 1년 임기를 채우는게 적절한 지 되물어야 할 때”라고 일갈했다. 

<김동기 기자>kdk@bikorea.net